영화 《리빙》(Living, 2022)은 영국을 배경으로 은퇴를 앞둔 한 중장년 남성이 자신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남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윌리엄스(빌 나이 분)는 오랜 세월 공무원으로 일하며 묵묵히 책임을 다해온 인물입니다. 그는 런던 시청의 관리자로서 겉보기에는 단정하고 성실하지만, 그의 일상은 단조롭고 감정이 메말라 있습니다. 하루하루가 같은 패턴으로 흘러가고, 그는 오랫동안 자신의 삶이 얼마나 무미건조한지조차 깨닫지 못한 채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말기 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자신의 남은 시간이 길지 않음을 알게 된 그는 충격을 받지만, 의외로 그 충격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보고자 합니다. 하지만 변화는 쉽지 않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조직과 사회 속에서 '체면'과 '책임'이라는 틀에 갇혀 살아온 그는 무엇을 해야 할지조차 모릅니다.
윌리엄스는 처음에는 방탕한 삶을 시도해 보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맞지 않음을 깨닫습니다. 우연히 젊은 동료 마거릿(에이미 루 우드 분)과 시간을 보내며 그녀의 삶에 대한 태도에서 영감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침내 남은 시간 동안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을 찾습니다. 그것은 바로 직장에서 수년간 미뤄졌던 어린이 놀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끝마치는 것입니다. 그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마침내 생을 마감합니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1. "성실한 삶"이 곧 "의미 있는 삶"은 아니다
윌리엄스는 평생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정작 자신의 삶이 의미가 있었는지 되돌아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묵묵히 일해 온 것이 최선이라 믿었지만, 결국 그것이 단순한 ‘시간 때우기’였음을 깨닫습니다.
이 영화는 성실하게 사는 것이 반드시 만족스러운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것이 개인적인 행복이나 성취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닙니다. 윌리엄스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그 사실을 깨닫고, 비로소 자신의 삶을 다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2. 익숙한 패턴을 벗어나지 않으면 삶은 변하지 않는다
윌리엄스는 처음에는 회사에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최선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환경에 자신을 던져봄으로써 변화의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익숙한 패턴에 갇혀 있으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 평소와 다른 관점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일 수 있지만, 변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음을 이 영화는 보여줍니다.
3. 삶의 의미는 '큰 업적'이 아니라 '작은 변화'에서 온다
죽음을 앞둔 윌리엄스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남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지 않습니다. 대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그곳에서 의미를 찾습니다.
중장년층에게 이 메시지는 특히 강렬한 의미를 가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특별한 일을 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가지지만, 영화는 삶의 의미가 반드시 큰 업적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작은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4. 남은 시간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윌리엄스는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영화는 그의 삶을 슬프게 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는 마지막 순간을 자신의 방식대로 채워 나갑니다.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생의 끝을 맞이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남은 시간이 아니라,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느냐입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윌리엄스는 어린이 놀이터에서 평온하게 앉아 있습니다. 그는 더 이상 두려움이나 후회를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일상에서 고찰할 수 있는 점
-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 루틴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합니다.
- 삶의 의미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은 변화에서 시작됩니다.
- 남은 시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결론
《리빙》은 단순히 죽음을 앞둔 남성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입니다. 중장년층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으며, 지금까지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다시 설계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이 영화를 통해 깊은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